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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돌이다. 그 위에 흙이 쌓인다.세월이 쌓이면 흙에서 생명을 낸다. 하늘에서 비를 내린다. 산은 나무를 내고, 물을 품는다. 물은 산에 길을 낸다. 물은 한없이 부드럽다. 그 부드러움이 딱딱한 돌에 길을 낸다. 계곡이란 신기한 공간이다. 딱딱한 바위에 흐르는 물은 그냥 흘러가는 것 같지만 바위를 뚫고 세월의 장엄함을 드러낸다. 딱딱한 돌도 그 예전엔 흐물흐물한 마그마, 액체였단 사실도 새삼 신비롭다.
처음으로 간 주왕산. 어린이날 덕분에 아이들에게 받은 선물이다. 계곡을 따라 부드러운 길을 따라 걷는다. 삼각대를 들고다니니 무거웠지만 아이들 예전에 목마 태우고 가는 것보단 유모차 끌고 오르는 것보단 훨씬 수월하다. 바위를 깍아낸 세월에 비하면 티끌처럼 작은 십년이란 시간. 폭포처럼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고 지금도 흐른다. 주왕산 저 폭포도 여전히 흐르고 있을 것이다.
F/16 28초 ND400필터. 28초가 담겼다. 사진을 보정하며 이리저리 살펴보며 28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발레리나의 몸짓처럼 쏟아져내린다. 물이 바위를 만나 춤을 추고 노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