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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서의 정신건강] 코로나 19의 늪에서 생존하기

김종우 2021-02-16 조회수 394
[코로나 19의 늪에서 생존하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난 듯하다. 그런데 2021년을 맞이하는 벽두에도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 삶의 중심에 있다. 어쩌면 변종이나 백신 등의 문제로 고민과 고통은 이전보다 더 심해지고 있고, 마치 늪에 빠진 듯 허우적거리고 있는 느낌이다. 사회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은 잘 지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이제는 각자도생(各自圖生)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코로나 19의 늪에서 생존하기가 2021년 벽두의 과제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우리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별하고 희망을 끈은 놓지 않고, 하루하루를 원칙과 책임하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



2021년 새해의 소망은 백신의 성공으로 코로나 19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어느새 백신은 우리의 희망이 되었다. 그렇지만, 개발은 연구자가 해야 하는 일이고, 보급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며, 시술은 의료인들이 할 일이다. 우리는 그저 개발된 것을 순서를 기다렸다가 여러 종류의 백신 가운데 어느 거라도 맞아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사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마는지조차 논쟁이 붙을 정도로 현재의 백신은 완성된 작품이 아니다. 그러나 이것의 판단 역시 우리의 권한 밖에 있다. 의료인이나 선생님, 공무원과 같은 필수 직종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또 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조차 아마도 거의 반강제적으로 맞아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백신을 맞고 나서야 백신 여권을 받아 해외여행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달리 회피할 방법이 없다. 벌써 이미 백신이 개발되고 몇몇 나라에서 백신 공급이 시작된 뉴스를 접하고 있다. 백신은 코로나 19의 완전 극복을 위한 희망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서 그 희망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버터야 하고, 다만 안정성과 효과성을 그저 바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사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이다. 적극적으로 예방을 해야 하고, 또 관리와 치료를 해야 한다. 실상 코로나19에 감염되어서 고통을 받고 있더라도 치료제가 없다는 말만으로 대증치료에 의존하고 손을 놓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자신의 고통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한 치유의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한의학 가이드라인에서는 코로나 치료를 위한 여러 방법, 특히 한약이 소개되어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무증상으로부터 경증까지는 적극적으로 한약 치료를 권하고 있으며 중증기에 적용되는 처방도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치료라는 말을 쓰기는 어렵다. 항바이러스 제제가 아닌 이상, 치료가 아닌 관리다. 그렇지만, 병에도 또 바이러스에도 생사(生死)가 있어서 관리를 잘하게 되면 치유에 이르게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한의 진료 권고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경증 초기는 무증상에서 시작하여 간단한 증상이 나타난 단계이다. 사실 이 경우가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니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발열과 오한, 혹은 발열과 소화기 증상을 주로 호소하는 표열증(表熱證: 병이 아직 체표에 머물러 있는 상태)의 경우는 감기나 독감에 활용되는 형방패독산, 구미강활탕과 갈근해기탕을 권고하고 있다. 정상체온이면서 무기력하고 무른 변을 호소하는 습증(濕證:열이 외부에 있어 내부는 축축한 상태)에는 일반적으로 장염에 활용되는 곽향정기산을 추천하고 있다.

경증 중기는 흉통, 가슴 답답함과 가래, 목이 붓고 아픔과 발열이 심한 상태로 이열증(裏熱證: 내부로 열이 들어와 있는 상태)으로 가래의 양상에 따라 도적강기탕과 마행감석탕이 권고되고 있다.

감염병이라는 것이 질병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병원체와 숙주인 인간, 그리고 환경이 관여하게 되는데, 이 세 가지의 양상을 기반으로 하여 병원체의 힘이 강한 경우, 인간의 저항력이 약한 경우, 병원체의 힘과 인간의 저항력이 항쟁하는 경우 등을 고려하여 처방을 구성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한약의 치료는 병원체를 인체에서 밖으로 나가게 하고, 인체의 저항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중증기에 들어가는 경우는 폐렴 확진을 받은 경우로 중국에서는 청폐배독탕이라는 표준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코로나 치료에 있어 중의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치료 방법이 명확하게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중의학의 처방을 응용하고 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코로나 관리와 치료에 힘쓰는 것은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보다 우리 몸을 지금의 상황에서 자신의 몸 상태를 면역이 강한 개체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이번 겨울에 접어들어 코로나19의 공포는 감기나 독감으로부터도 멀어지게 하였다는 보도를 접하게 된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기본적으로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위생을 철저하게 함으로써 감염병을 막고 있는 이차적 이득을 이미 우리는 실제로 보고 있다. 이런 위생 외에 직접적으로 면역력을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가 인체 내부 온도를 높이는 작업인데, 그래야 자연스럽게 외부의 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것을 물리칠 수 있다. 매일 저녁 하는 샤워나 족욕도 여기에 포함이 된다. 쌍화탕과 같은 것이 감기 기운이 있는 요즘 같은 계절에는 제격이다. 생강차나 칡차도 도움이 된다. 겨울에는 이런 노력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 추운 환경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정신적인 문제다.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로 생긴 감염에 대한 불안이 있고, 오랫동안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희망을 잃은 우울이 있으며, 이제는 더는 견디기 어렵다는 분노까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 모두가 하루 간격으로 변화를 하면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2021년 새해,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의 늪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막에 빠진 자동차 바퀴처럼 발버둥을 치면서 점점 더 늪에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선 허우적거리는 불안을 안정시키고 우리가 하고 싶은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구별해 본다. 그리고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루하루를 잘 채워나간다. 그리고 희망을 기다려 본다. 비록 지금 당장 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당도할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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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건강다이제스트에 기제되었던 원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