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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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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원 칼럼 / 한의신문] “팬더믹 시대 코로나-19의 한의학적 정신건강 치료와 예방”

관리자 2022-04-12 조회수 389

기고


한의학정신건강센터 & 정신건강 ⑥

“팬더믹 시대 코로나-19의 한의학적 정신건강 치료와 예방”

서효원 학술연구교수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2배가 넘는 전파력을 가진 ‘델타 변이’로 全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굳이 한 세기 전인 1918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5000만 명 이상 사망자를 냈던 ‘스페인 독감’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금세기 코로나-19 팬데믹은 무너지고 있는 인류 정신건강 기반의 재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2주 만에 ‘델타 변이’ 검출률이 7배 이상 늘어나면서 정부도 ‘코로나-19의 4차 유행’을 반영하여 예산 증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의 마음에는 여유와 평안이 사라진 듯싶다.

이러한 공포란 위협이나 위험에 대한 일반적 정서로써 생명체가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연스런 본능일 수 있다.


코로나19로 우울, 분노 확산 등 정신건강 무너져


최근 들어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코로나 레드(Corona Red)’, ‘코로나 블랙(Corona Black)’ 등의 신조어가 나타나는 것도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 우울, 분노, 좌절, 절망 등 정신건강이 무너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한의학은 정신건강 활동에 있어서 기쁨·분노·우려·스트레스·슬픔·놀람·공포(희노우사비경공·喜怒憂思悲驚恐) 등의 정서반응을 형신(形神)이라는 생명력을 바탕으로 수 천 년 임상으로 다루어 왔다.

예컨대 『동의보감』 「內景篇」 ‘神門’의 神爲一身之主에서 ‘心은 君主의 官으로 神明이 나온다. 心은 神을 간직하고 온몸의 군주가 되어 칠정(喜怒憂思悲驚恐)을 통솔하고 온갖 일을 다 처리한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희·노·우·사·비·경·공(喜怒憂思悲驚恐)은 일련의 경험으로 충분히 기억되어 생존에 적응하면서 정신발현의 기초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혼·신·의·백·지(魂神意魄志) 중 志와 意는 정신을 통제하며, 魂魄을 수렴하고 추운 것과 더운 것을 조절하며, 기뻐하고 성내는 것을 조절한다. 志와 意가 고르면 정신이 온전하고 혼백이 흩어지지 않으며, 뉘우치는 것과 성내는 것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여 정신건강의 정서변화에 따른 한의학적 形神一體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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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에 이상변이가 일어나야 정신장애”


『동의보감』 「內景篇」 ‘身形門’ 保養精氣神에서 ‘精은 身의 근본이 되고, 氣는 神을 주관하며, 形은 神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즉, 정신건강 장애의 원인이 外因이든 內因이든 간에 자신의 몸에 이상변이가 일어나야 정신장애가 되는 것이며, 이상변이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병증을 가려 치료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형체(形體)를 온전하게 하면 생존하고, 정기를 기르면 정신생명을 오래 보존한다’고 하여 精氣神形에서 칠정(희노우사비경공)을 총괄하는 神과 氣의 관계에 대하여 말하였다. 

다시 말해 정신건강 한의학에서 ‘驚’과 ‘恐’은 ‘놀라움’과 ‘두려움’을 의미하지만, ‘놀라는 것은 자기 스스로 알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 아는 것이다(恐與驚相似, 然驚者爲自不知也, 恐者爲自知也)’라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정신이 형체, 물체 및 기능 활동으로부터 이루어지며, 형신(形神)간의 선후주차(先後主次) 관계로 형신일원론(形神一元論)을 나타낸 것이다. 즉, 정신건강 장애가 회복된다는 것은 이상변이가 정상으로 돌아선 것을 말하는 것이고, 악화된다는 것은 이상변이가 너무 깊이 들어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평시에도 칠정(희노우사비경공)의 부조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것이 어느 한도 내일 때는 정상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여기서 한의학은 대상을 정신현상과 물질현상으로 관찰하는 ‘全一觀’에 두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생명에다 주체성을 둠으로 생명체는 생명현상과 동일시되고, 정신건강과 마음의 氣에너지 대사와 물질 대사 모두 생명현상으로 인식된다1).

이를 한의학적 치료기법으로 풀이하면 가볍게 경혈을 자극하여 氣에너지로 불안을 해소하는 ‘감정자유기법(EFT)’, 기를 활용하여 맺힌 감정을 푸는 ‘이정변기’, 감정변화를 기의 상생상극으로 조절하는 ‘오지상승위’,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고 이완하는 기공(氣功)으로 치료하는 ‘한의기공명상’ 요법 등이 있다.

또한 한의학의 ‘全一觀’에서 보면 KMMH(한의학정신건강센터)의 유튜브 채널 ‘코로나19 극복 마음 건강 프로젝트’ 영상의 호흡명상기법, 이완훈련요법, 기감훈련요법 역시 ‘한의학적 변증시치(辨證施治)’인 것이다. 이를 소개하면 ‘기와 함께하는 15분 명상’2)으로 ①호흡 명상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리듬을 찾아 호흡을 규칙적으로, 부드럽게, 깊게 한다. ②이완 훈련의 과정을 오른손, 왼손, 양손의 순서로 진행한다. ③기감 훈련은 ②를 통해 충분하게 이완된 손바닥을 서로 마주하고 기감을 느끼게 해 치료를 돕는 것이다. 


KMMH, 국민의 정신건강 존엄 회복에 적극 나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분노, 우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한의학은 이미 4세기 전 임진왜란으로 역병(전염병)이 창궐하던 시기에 선조의 명으로 허준(1539~1615)은 『동의보감』 편찬에 착수한데 이어, 1613년 광해군의 명으로 역병과 관련하여 『신찬벽온방』과 『벽역신방』이라는 전염병 지침서를 발간, 전국에 배포했던 막강한 저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신찬벽온방』에서 ①환자에게 먼저 면역력을 갖추도록 방제한다. ②醫者가 환자를 상대할 때 반드시 등지고 이야기한다. ③약이 없는 경우 참기름을 코끝에 바르고 종이 심지로 콧구멍을 후벼 재채기를 하도록 한다. ④웅황가루를 참기름에 개어 콧구멍 속에 바른다. ⑤날씨에 맞춰 환기하도록 한다. ⑥감염자 옷은 깨끗하게 세탁한 후 시루에 넣어 찌는 예방법 등은 오늘날 코로나-19의 예방수칙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제 KMMH는 팬데믹으로 무너지고 있는 정신적, 사회적, 신체적, 영감적 안녕질서 유지라는 정신건강 존엄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형체가 갖추어주면 정신이 생성된다’는 형신일원론(形神一元論)의 자기 치유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정신건강 한의학으로, 또 국민과 인류건강 증진에도 적극 기여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윤길영. 동의학의 방법론연구. 서울:성보사. 1983. 318p

 

2) 김종우. 기와 함께하는 15분 명상. 서울:집문당.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