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스트레스원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감정들: 분노, 불안, 우울
동의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권찬영
(다음 내용은 계속해서 추가 업데이트될 수 있습니다)
#1. 여러 정신장애 속 분노, 또는 화병 속에서의 우울과 불안
분노는 불안, 우울은 서로 독립된 감정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에서도 분노, 불안이 나타날 수 있고, 불안장애에서도 우울, 분노가 나타날 수 있으며, 화병에서도 우울,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츠 병원 소속 연구자인 Maurizio Fava 박사 연구팀은 분노발작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공황장애에서 나타나는 공황발작처럼 폭발적인 분노가 갑자기 발생하고 사라지는 현상이 여러 정신질환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후 연구에 따르면, 우울장애, 신경증, 스트레스-관련 장애, 신체형장애 등으로 진단받은 정신과 환자 328명 중에서 분노발작이 환자는 51.8%에 달했고, 특히 적응장애가 있는 환자군, 불안장애와 우울장애가 동시에 있는 환자군에서 분노발작의 유병률은 각각 73.3%, 68.7%로 가장 흔했다. 그리고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분노발작은 클러스터 B(감정적이거나 충동적), 클러스터 C(반사회적), 자기패배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출처. Painuly NP, Grover S, Gupta N, Mattoo SK. Prevalence of anger attacks in depressive and anxiety disorders: implications for their construct? Psychiatry Clin Neurosci. 2011 Mar;65(2):165-74.
출처. Gould RA, Ball S, Kaspi SP, Otto MW, Pollack MH, Shekhar A, Fava M. Prevalence and correlates of anger attacks: a two site study. J Affect Disord. 1996 Jun 20;39(1):31-8.
분노와 관련된 정신장애로 알려진 화병 환자에서도 우울과 불안은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151명의 화병 환자를 대상으로 심리적 특성을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화병 환자들은 비화병군에 비해 우울척도(CES-D)와 불안척도(STAI) 점수가 유의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7명은 화병과 함께 우울증을, 9명은 불안장애를 동시에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2016 개정 화병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2016.
#2. 스트레스원에 대한 반응에서의 분노
단기간, 만성적, 또는 외상성 스트레스 경험하에 인간은 감정적 항상성이나 생리적 항상성의 붕괴를 경험할 수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개체의 반응은 주로 스트레스 요인에 의해 정서적 각성이 유발되고, 중추신경계의 생리적 활성화가 일어나며, HPA 축의 호르몬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심리적 및 행동적 수준에서 대처반응이 나타난다. 그리고 감정적 및 생리적 항상성의 붕괴는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비롯한 정신과 질환이나 정신신체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스트레스원에 따라, 그리고 해당 스트레스원을 경험하는 사람에 따라 정서적 및 생리적 반응이 다를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에서는 스트레스의 유형, 강도, 지속기간이 고려되어야 하고, 개체의 요인으로는 연령이나 성별, 성격적 특성,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양식이 고려되어야 한다.
출처. Ehlert U, Straub R. Physiological and emotional response to psychological stressors in psychiatric and psychosomatic disorders. Ann N Y Acad Sci. 1998 Jun 30;851:477-86.
분노를 비롯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개체의 특징적인 신경내분비 반응을 포함하는데, 이 반응은 즉각적이고도 일시적인 반응인 노르아드레날린의 방출(수 초-수 분), 그리고 보다 길게 지속되는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으로도 알려진)과 같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방출(수 분-수 시간)로 구성된다.
한편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이러한 스트레스 호르몬의 기저 수준을 상승시키고, 호르몬 방출의 리듬을 방해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준이 높으면 뇌의 해마(hippocampus)에 영향을 미치고, 뉴런이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며, 뉴런의 가지돌기(dendrite)의 위축을 유발한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해마의 기능을 방해할 뿐 아니라, 과도하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해마의 뉴런을 사멸케 하여 해마 부피가 감소할 수 있다 (PTSD 환자들에서 관찰됨). 한편, 자율신경계의 활성화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방출을 야기하는데, 이 카테콜아민들은 편도(amygdala)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편도는 경험의 중요도를 매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편도의 기능이상은 사건의 중요도를 판단하는데 장애를 야기해 중요하거나 심각하지 않은 일도, 중요하거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다.
출처. Daniel J. Siegel. The Developing Mind, Second Edition: How Relationships and the Brain Interact to Shape Who We Are. Guilford Press,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