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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

걷기

건강한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걷기 실천법을 알아봅니다.

걷기명상의 7요소 (3) 장소 - 마음건강 '길'

관리자 2021-01-04 조회수 601

걷기명상의 7요소 (3) 장소

집 주위든 산티아고순례길이든 목적에 맞는 장소가 중요

글·사진 김종우 교수 | 편집 홍헌표 기자 2019-08-16

걷기 명상은 명상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을 지속할 수 있는 명상법이다. 걷기 명상의 7가지 요소를 시리즈로 나눠서 소개한다.

(1) 속도 - 호흡에 맞춰 자신의 리듬을 발견한다.

(2) 자세 - 제대로 걷기

(3) 장소 - 처음에는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나간다.

(4) 시간 - 그래도 한두 시간은 걸어야 하지 않을까?

(5) 동행 - 혼자서도 충분, 너무 많이는 글쎄~

(6) 언제 - 틈이 난다면 언제든. 온전히 걷기에 빠지기 위해서는 새벽이 좋다.

(7) 복장 - 걷기 명상에 적합한 신발과 옷

[유명한 걷기여행 코스 중의 하나인 아말피 해안]

걷기 명상을 하기 좋은 곳은 어디인가?

MBSR의 창시자로 알려진 카밧진이 책에서 소개한 자기 경험이다. 태평양을 끼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해안 마을길을 여느 아침처럼 그냥 어슬렁거렸다. 그런데 마침 노부부가 그곳을 산책하면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런데 사진기의 뷰 파인더로 바라 본 그곳이 너무 멋졌다. 노부부는 “저희가 이곳을 오기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하였는데,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게 되다니...."라고 감탄하였다. 바로 카밧진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어떤 사람에게는 꿈의 장소였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은 곳을 쫓아 세계 각지를 여행했지만, 정작 이곳이 여행하기에, 또 명상하기에 좋은 장소일 거라는 것을 노부부를 만나서 깨닫게 되었다.

이런 글을 읽으면 우선 나의 집, 혹은 내 직장 주위에 걷기 좋은, 명상하기 좋은 곳이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서울 외곽 강동구에 살고 있는 내 직장 옆으로 서울 둘레길이 지나가고 있으니 나는 걷고 명상할 곳을 바로 옆에 두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 만 원의 돈을 들여 걷기 여행 장소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몇 시간 비행기를 타고 고생하면서 가서 채 시차도 적응하지 못하면서 불과 1주일만 걷다가 오는데, 왜 굳이 그곳을 가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멋진 경관을 보기 위한 것이라면, 또 걷기 좋은 곳을 택한다면 우리나라에도 더 좋은 곳이 많다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병원에서 수련을 하는 인턴 선생에게 1년에 딱 한 번 7일간의 휴가에 어디로 갈 계획인지 물었더니 놀랍게도 파리라는 답을 했다. 비행기로 10시간 넘게 걸리고, 그곳에불과 4일 정도 머무른 뒤 돌아와 다음 날 근무를 해야 하는데 왜 그곳을 가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갈 수 있는 한 가장 먼 곳으로 갔다가 오겠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한 친구는 그보다 먼저 쿠바에 다녀왔다고 하니 파리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정작 쿠바에 머무른 시간보다 비행기 탄 시간이 더 많을 것 같은데 그 친구 말 역시 같았다.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려고 했어요." “한국이 싫어서 멀리 떠나느냐?"고 되물었더니 “그저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갈 수 있는 만큼 멀리 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산티아고순례길로 가는 사람 역시 그 마음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일상에서 벗어남으로써 자신을 진지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많아진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브라질의 한 회사원 코엘료는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와서 쓴 ‘순례자’라는 책으로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멀리 떨어져서 온전히 걷는 과정에서 이른바 깨달음을 얻고 득도를 할 수도 있다. 반복적으로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다. 걷다 보면 주위의 풍경에 휩싸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풍광과 음식 같은 것에 놀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로지 걷기에만 충실하게 되고, 그렇게 충실하게 걷는 과정에서 얻을 것을 얻는다는 것이다. 바로 명상이 주는 효과다.

그렇다고 반드시 먼 곳이라야 명상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가장 익숙한 곳에서 걷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너무나 익숙해서 그야말로 눈 감고도 갈 수 있는 곳을 걸으면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 주위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알아보는 것에서 시작을 해 본다.

명상의 키워드인 마음챙김은 순간 순간에 자신을 알아차림 하는 것인데, 같은 환경에서도 다르게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살펴보노라면 자신이 얼마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만약 그런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면 작정하고 알아차림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걸어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의 다른 느낌, 다른 장소에서의 같은 느낌, 장소가 실제인지, 느낌이 실제인지’ 등등을 확인해보는 작업이다.

익숙한 장소에서 명상의 기본을 익혔다면 다음에는 긴 코스를 선택한다. 걷기 명상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명상의 효과는 그렇게 짧은 시간에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1~2시간은 오로지 걷기만 할 수 있는 코스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있는 것과 조금 긴 시간 후에 얻는 것도 비교해 보아야 한다. 지칠 때까지, 그리고 조금 더 힘을 내어 탈진의 직전까지 걸은 후에 완전한 휴식을 맞볼 필요가 있다. 탈진 상태에서 휴식이 주는 기쁨과 에너지가 급속도록 충전되는 것을 느껴보는 것이다. 탈진 상태가 아니라면 그 드라마 같은 회복의 느낌은 맛보기 어렵다.

그 다음에는 작정하고 걷기 여행을 할 곳을 선택하면 된다.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여행은 준비부터 시작한다. 준비의 시간 동안 명상의 기술도 익혀 놓는다, 지나갈 곳에서 어떤 명상을 할 것인지도 준비해 본다. 코엘료의 작품 ‘순례자’에는 산티아고순례길을 걷는 도중에 시행한 ‘람 호흡법’, ‘듣기 훈련’, ‘춤의 훈련’ 등의 명상법이 소개되어 있다. 명상 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는 그 여정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자의 저서 ‘마흔 넘어 걷기 여행’에서는 자신의 여행 목적에 부합한 코스가 소개되어 있다.

도전을 목표로 한다면 ‘히말라야 트레킹’

영적 만남을 목표로 한다면 ‘산티아고 순례길’

오감의 만족을 위한다면 ‘이탈리아 아말피’

호기심을 만족시키려면 ‘터키 리키안웨이’

자연과 가까이 만나려면 ‘이탈리아 돌로미테’

연인과 도심에서 걷고 싶다면 ‘프랑스 파리’

일상에서 늘 걷고 싶다면 ‘서울 둘레길’

걷기 장소를 선택하려면 걷기의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일종의 화두를 잡는 것이다. 삶의 어느 순간 걸으면서 명상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 장소를 선택하고 이에 부합된 주제를 잡고 떠나면 된다.

[출처] [칼럼] 걷기명상의 7요소 (3) 장소 - 마음건강 '길' (김종우 교수의 화병클리닉) | 작성자 소심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