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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

화병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 누적되어 발생합니다.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 이러한 화병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사례2] 화병의 다른 모습 격분증후군 - 급성 및 행동 문제 화병

관리자 2021-03-07 조회수 939

40대 초반의 평범한 남자 B의 이야기다.

이 남자의 표현대로 운전대만 잡으면 헐크로 변하는”, ‘분노의 질주를 하는 운전자다. 별일 아닌데도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워 놓고 상대편 운전자에게 삿대질하는 사람이다. 자극이 있으면 분노가 바로 폭발하고 그것도 행동으로 나타난다. 과거의 전형적인 화병과는 다른 모습이다.

주로 호소하는 문제는 운전대만 잡으면 화를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운전대를 잡고 바라본 세상은 온통 상식과 배려가 부족한 사람들 천지라고 이야기를 한다. 우회전하면서 깜빡이 안 넣고 들어오고, 무단 횡단하면서 뛰지도 않고, 1차선으로 달리면서 거북이 운전을 하고, 게다가 비싼 수입차를 모는 난폭한 초보운전자 등 온통 불만이 생긴다. 다툼으로 법원을 수시로 드나들었고, 받은 벌금도 천여만 원을 넘는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화가 날수록 자신의 운전도 난폭해지고, 그럴수록 사람들과 분쟁은 더 잦아진다.

운전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잘못에 신경이 거슬려 집 앞에 CCTV를 설치하여 휴지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을 신고하고 늘 경계 상태에 놓여있다. 사람들의 문제 되는 행동은 하나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친구와의 사람들과의 소통도, 일상도 더 힘들어진다. 화가 화를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병원에 온 이유도 이러한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이다. 화를 낸 잠시 후 다시 생각해 보면 그렇게 화낼 일이 아닌데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소연을 한다. 게다가 점점 더 거칠어지니 스스로도 통제하지 않으면 큰일을 낼 것만 같다고 불안해한다. 이러한 분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육식 대신 생식만 하고, 화를 가라앉히는데 좋다 하여 운동도 땀이 젖도록 자주 한다. 시간이 나면 절에 들어가 108배도 수도 없이 하면서 참자” “참자를 반복적으로 되뇌었는데도 별반 소용이 없다. 큰 목소리 때문에 괜히 오해를 받는 것 같아 목소리도 고치고 싶고 너무 쉽게 화를 내는 자신이 항상 두렵다.

 

남자는 항상 화를 낼 준비가 된 사람”, “과거에 타인에게 받은 분노를 어딘가에 저장하고 있다가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나 환경에서 그 분노를 터트리는 사람이라고 설명된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이의 전형인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처음 분노가 시작된 곳, 진짜 분노의 정체를 확인하고 풀어야 한다.

 

드러나는 것은 분노의 폭발과 드러나는 행동이다.

그러나 저변에는 화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상담하면서 분노의 시작점을 찾아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철저하게 통제적인 교육을 시켰다.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매질을 하기도 하였다. 남자는 점점 더 자신의 행동에 조심을 넘어 불안해하기 시작했고, 스스로 일거수일투족에 주의하는 강박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늘 눈치를 보면서 자기관리를 하였다. 그렇지만,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주위에 문제 되는 행동을 친구나 후배가 눈에 띄었고, 이를 강압적으로 제지하거나 심지어 죄를 응징하는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마치 아버지의 모습과도 같았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직장에 취직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부조리와 편법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행동이 결국 폭력으로 이어지면서 회사도 그만두게 되었다. 이런 모습을 스스로도 보기 싫어 운둔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밖에만 나가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여지없이 분노가 펼쳐진다. 이미 자극에 대한 반응이 일상화가 되어 버린 것이다.

 

. 화병에 대한 검토가 이전과는 달라졌다. 외부적인 스트레스 환경 외에 사람의 특성에 대하여 검토를 하게 된다.

물론 외부의 자극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쌓아온 기질과 성격이 화병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체질적인 측면에서는 소양인에 주목하게 된다. 소양인은 다른 체질에 비하여 옳고 그름에 대하여 정리를 하고, 감정이 즉각적으로 표현되며, 특히 분노와 슬픔의 감정 기복이 있다.

성격적 측면도 고려의 대상이 된다. 강박적 성격 경향으로 일에 대하여 완벽주의적 태도로 자신의 일과 성과에 몰두하며, 수동공격적 성격 경향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인정하지 못 해 주는 것 때문에 불편해하고, 결국 이 고통을 또 다른 사람에게 폭발한다.

행동적 측면에서 목소리가 큰 것도 자신을 더 힘들게 하고, 즉각적 행동, 과도하게 드러나는 행동 패턴, 충동적 경향도 화병의 특징이 된다.

태어나면서 가지게 되는 기질이나 체질과 어린 시절의 여러 경험으로 만들어진 성격적 특징과 행동적 특징이 화병과 관련이 있다.

 

. 화병을 해결하기 위하여는 과거와의 화해가 필요하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누적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감정과 행동에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부모님의 철저한 도덕주의와 체벌은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쳐, 일상생활에서 바른 생활 소년으로 자라게 했고, 또 좋은 학교와 좋은 직장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부모님의 행동을 그대로 이어받아, 질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에게 감정과 행동으로 응징을 하게 되어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졌고, 점점 고립되면서 그런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자신에게 심하게 대했던 부모님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동안의 분노가 자신과 또 자신의 부모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려움과 무서움의 대상이 된 부모님과의 관계가 부드러워져야, 다른 곳으로 향하는 시선도 안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측면 찾기, 주위에서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지원자 찾는 작업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자신의 생각에 갇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성과를 얻었던 사람이다. 분노 역시 자신의 긍정적인 요소로 바꿀 수 있다. 분노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 대한 적개심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추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