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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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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통한 자기 관리

관리자 2021-01-04 조회수 373

앱을 통한 자기 관리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앱 기반 치료 기술이라는 것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스마트 폰에서 맥박수와 혈압을 측정하고, 자신의 보행수를 체크하고, 운동의 종류에 따른 소비 칼로리까지 계산을 한다. 이런 측정 뿐 아니라, 식사 조절과 활동량 목표 설정, 그리고 정신적 건강을 위한 관리 프로그램도 있다. 불안하여 심장이 두근거릴 때 잠시 앱을 키면 음악이 나오고, 호흡법을 가르쳐 주고, 때로는 지금부터 해야 할 행동까지 제시를 해 주고 있다. 우리의 생활 일거수일투족을 측정하고, 관리하고, 심지어 교정이나 치료에도 이르게 하고 있다. 물론, 그 앱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작년 명상학회의 강연자로 나온 명상 앱 회사 대표의 말이다.

“여기 참여하신 50대 이상의 분들은 명상 앱을 구매해 보신 적이 있나요? 솔직하게 여기 계신 분들은 저희 고객이 아니십니다. 저희 고객은 20, 30대의 젊은이 들입니다. 그들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면 기꺼이 앱을 구매하십니다. 여러분들은 돈이 아까워서 망설이지만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구입하신 분들이 실제 활용도 잘 하고 있습니다.”

자율 감각 쾌락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ASMR)은 주로 청각을 중심으로 하는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후각적, 혹은 인지적 자극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따위의 감각적 경험을 일컫는 말로 명상 앱이 정신 건강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원리이다. 몸과 마음이 불편하거나 피곤할 때, 그저 쉬기보다는 적절한 자극을 줌으로써 불편함을 풀어주고, 활력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침의 원리와도 맥을 같이 한다.

명상 앱은 다양한 명상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명상하는 방법이 있고, 자신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음악(대표적으로 ASMR로 설명이 되는)이 있고, 또 멋진 사진들이 있다. 때로는 이들을 조합하기도 한다. 조금 더 진보된 모델에는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이 있기도 하고, 바이오 기능을 측정하여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욱 진보를 하면서 이러한 것들을 인공 지능적 관점에서 알고리즘이 만들어 지고, 그 흐름에 따라 자신에게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심리학적 기반의 인지 행동적 방법들이 제시되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가도록 한다. 앱을 통해 명상을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명상센터, 혹은 절 같은 곳에 가지 않고,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명상을 학습할 수도 있게 된다.

한의학은 사람의 현상을 관찰하고, 이를 기반으로 건강 상태와 질병 상태를 평가, 진단하며, 이를 치료 방법으로까지 응용한다. 오행 가운데 화(火)를 가지고 있으면, 붉은 기운이 돌고, 화가 위로 치받아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며, 이에 대한 조절을 위해 수(水)를 활용하게 된다. 화병으로 인하여 분노가 아직 남아 있어 계속해서 열이 치받는 증상이 있다면,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상태를 타오르는 불로 표현할 것이다. 이때 시원한 냉수를 마시면서 일시적으로 열을 내릴 수 있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잔잔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활용할 수 있다. 현상을 받아들이고, 이에 대하여 에너지의 현상으로 해석하고, 이와 상대적인 에너지를 활용하여 조화와 균형을 찾아가는 작업이 진행된다. 취상(取象) - 변증(辨證) - 중화(中和)로 이어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접근의 방법은 앱과 같은 도구를 활용할 때는 활용의 가능성이 많아지게 된다. 물 흐르는 소리 같은 것을 듣게 되면 치밀었던 화가 다소간에 안정되는데 물소리 같은 것은 앱을 통해 충분하게 재현할 수 있다.

다양한 소리를 내장한 앱이 있다. 자연의 여러 소리를 담고 있고, 현장의 영상과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마치 그곳을 잠시 여행하게 만들어 준다. 오감 가운데 시각과 청각의 자극을 통해 명상을 돕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자신이 가본 곳의 기억을 떠 올리거나, 가고 싶은 곳을 그려보며 마음을 두는 작업이기에 마음챙김의 기술이 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현장에 가 있는 상태를 구현해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에 한의학의 이론을 추가하게 되면 조금은 업그레이드된 접근을 할 수 있다. 음양오행의 이론을 접목하여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다.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기운이 부족한 경우에는 떠오르는 태양에 장조의 빠른 음악을 함께 한다면 기를 위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고, 분노가 치 솟고 있는 경우에는 폭포 영상에 시원한 물소리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화병의 환자의 경우에 단조의 슬픈 음악으로 동기(同氣)를 만든 후, 점차 음악의 변화를 주어 장조와 빠른 음악 톤으로 기분을 끌어 올리면서 마무리하는 화병에 대한 음악 치료 프로토콜도 이러한 원리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

코로나 19로 갇혀 있는 삶 속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졌다. 오감을 자극을 통해 리듬을 찾고자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앱이라는 장치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한의학의 지혜가 추가된다면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알고리즘이 만들어 질 것이다. 한의학은 오감을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원리를 녹아낼 수 있기에 그만큼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만, 앱이라는 것은 그만큼 활용을 해야 효능이 높아지는 것이기에, 꾸준하고 적극적인 활용을 위한 재미와 의미를 담아내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기는 하다.

우리는 혼자서도 잘 해야 하는 혼OO의 시대에 살게 되었다.

“누가 명상 앱을 구매할까요? 적극적으로 실제 활용하는 사람이 구입을 하고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혼의 시대에는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가능한 일이다.


본 컬럼은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에 게재되었던 글 입니다. 

https://www.kmcric.com/knowledge/inlife/view_inlife/46018?cat=14&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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